파충류의 독에 대해서 궁금해요.

 

 

 

 

 

[글/박기영] 독은 자신을 피식자로부터 보호하는 역할과 사냥감을 죽이는 사냥의 도구로서의 기능을 합니다. 파충류의 독을 대표하는 독사의 독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됩니다. 독사의 독(bungartoxin)은 알파-(혈관독)와 베타-(신경독)로 나누어져 있고 신경독과 혈관독이 있지요. 단백질 용해독도 있지만 뱀의 경우에 있어 주된 기전은 아닙니다.
코브라류의 독은 신경독이구요, 이는 동물의 몸에 주입이 되면, 신경계의 신경전달 물질이라는 것의 이동을 차단하여 신경의 전기흐름을 방해하여 운동 또는 감각기관을 마비시킵니다. 궁극적으로는 횡격막(흔히 '횡경막'이라고 하는데, '횡격막'이 맞습니다.)이라는 호흡근을 마비시켜 질식시키게 됩니다. 복어의 독인 테트로도톡신도 유사한 기전으로 동물을 죽입니다.
반면 살모사나 방울뱀의 독은 혈관독(또는 출혈독(出血毒))이구요, 이는 동물의 몸에 주입이 되면서 혈관내의 혈액응고 물질을 소모시키고 혈구의 세포막을 파괴하며, 혈관 벽을 파괴하여 느슨하게 만들어서 혈액 성분을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게 합니다. 정상 상태라면 혈액 응고 기전이 혈액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지만, 혈관독이 이미 혈액 응고 물질을 소모해 버렸으므로 피는 몸밖으로 계속 빠져나가고, 결국 혈압이 떨어지고 내장의 각 부분에 출혈과 부종이 생기면서 사망하게 됩니다. 특히 폐부종의 경우는 호흡을 방해하여 치명적입니다. 이런 상태를 의학용어로는 DIC(범발성 혈액응고 장애)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런 이유로 살모사에게 물리면 코브라의 경우와는 달리 물린 부위가 퉁퉁 부어 오르는 것입니다. 반시뱀의 독은 반대로 혈액 응고를 조장하여 혈전이 혈관을 막는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대체로 독사의 이는 관니(管牙), 홈니(溝牙), 뒷니(後牙)의 3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홈니나 뒷니의 독액은 대체로 신경독이고, 관니는 주로 혈관독인데 간혹은 이들 2종류의 독을 함께 가지고 있는 뱀도 있습니다. 따라서 코브라의 독은 독낭에서 독니의 홈을 따라 나오지만 살모사의 독은 독니의 중앙을 따라있는 관을 통해 나옵니다.
단백질 용해독은 일종의 소화효소입니다. 이는 거의 대부분의 독사의 독에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으며 물린 부위의 조직을 파괴하여, 독이 좀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독이 흡수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파충류이외에도 극피동물이나 절지, 연체동물과 같은 무척추동물의 경우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독입니다.
그리고 다른 생물의 독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두꺼비의 일부, 독개구리와 같은 양서류나 강장동물의 경우처럼 독이 있는 먹이에서 얻은 독을 체내에 축적시켰다가 이용하는 종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일부 독사의 경우 이런 독 두꺼비를 먹어서 얻은 독을 자신의 독으로 사용하는 종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다뱀의 일부도 먹이에서 독을 추출하여 씁니다.
또 다른 한 유형은 체내의 세균의 독을 이용하는 방법인데, 체내의 세균의 독을 농축 저장하거나 그 세균을 직접 사냥감에 주입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저번에 많이 이야기가 된 코모도 왕도마뱀도 사용하는 방법인데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처럼 그리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아마 섬이라는 폐쇄된 공간에 있는 느린 포식자 집단이 자신보다 빠른 사슴이라는 사냥감을 사냥하는데 적합하게 발전된 특수한 방식의 독 사냥법이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