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사우루스(Ultrasaurus)의 오류

 

 

 

 

 

[글/이항재] 기존에는 가장 키가 큰 공룡으로 울트라사우루스(Ultrasaurus)를 꼽아왔습니다. 근래의 책에서까지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이름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이동이 되었습니다. 현재 공식적(?)으로 울트라사우루스는, 울트라사우루스 탑리엔시스(U. tabriensis)라는 공룡입니다. 이 공룡은 우리나라 의성군 탑리에서 발견되어 부산대학교 김항묵 교수가 탑리 울트라룡이라고 명명했던 바로 그 공룡입니다. 하지만 이 공룡은 오로지 상완골 위쪽 일부만이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공룡으로 명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이융남 박사는 공룡을 정의함에 있어서 되도록 많은 부분의 뼈가 보존될 필요가 있으나, 오로지 이 상완골 하나로만 하나의 새로운 공룡 속(genus)을 정의한다는 것이 불합리함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울트라사우루스(U. tabriensis)는 동일한 종류로 확인 가능한 더 많은 뼈들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확정이 보류된 공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그런 오류가 고쳐지지 않은 책들이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울트라사우루스에 대한 혼동이 있습니다.
그리고 울트라사우루스 탑리엔시스라는 공룡은 더 이상 가장 무거운 공룡이거나 큰 공룡이 아닙니다. 1983년 당시 이 공룡의 뼈를 처음 발견한 부산대학교의 김항묵 교수는 이 뼈를 용각류 브라키오사우루스 무리의 척골로 잘못 인식했고, 그 크기로 잘못된 계산을 한 결과 공룡의 크기가 본래보다 엄청나게 부풀려져 버렸습니다(그래서 '울트라'사우루스라고 이름을 지었던 것이지요). 이것은 공룡 뼈의 해부학적 특징을 잘 모르고 있던 김교수의 오류였으며, 최근 이융남 박사에 의해 그 뼈의 위치가 상완골로 확인 정정되었습니다. 윗팔뼈가 아래팔뼈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아실 겁니다.
뿐만 아니라 이 울트라사우루스란 학명에 대해서도 덧붙여 말하자면, 김항묵 교수에 의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1983 년이었으며(최초 발견은 1973년), 미국의 젠센(Jim Jensen)이 콜로라도주의 백악기 모리슨 지층에서 울트라사우루스(U. macintoshi)의 견갑골을 발굴해 발표한 것은 1985 년이었습니다. 2년이 늦었습니다. 그래서 젠센은 이 공룡의 이름을 눈물을 머금고(?) 바꿔야만 했습니다(항상 "먼저 이름 붙이는 사람이 임자"거든요. ^^*). 그래서 다시 고쳐서 나온 이름이 "울트라사우로스 매킨토시아이 (Ultrasauros macintoshi)"인데, 잘 보시면 '사우루스(saurUs)'가 아니라 '사우로스(saurOs)'로 바뀐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얘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젠센이 울트라사우로스를 정의할 때 발굴했던 뼈들은 흩어져 있던 여러 무더기의 화석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여러 과학자들의 연구가 진행되면서, 젠센이 발굴했던 그 뼈들은 한 종류의 공룡이 아닌, 슈퍼사우루스 비비안애(Supersaurus vivianae)라는 공룡과, 브라키오사우루스 알티토락스 (Brachiosaurus altithorax)라는 공룡의 뼈들이 섞여 있는 것이라고 밝혀졌으며, 따라서 울트라사우로스 매킨토시라는 이름은 공식적으로 소멸되어 쓰지 않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울트라사우루스라고 하면 그것은 우리나라 울트라사우루스 탑리엔시스를 지칭하는 말이니, 가장 키 큰 공룡에 이 이름을 쓰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젠센이 명명했던 울트라사우로스 매킨토시를 쓰셔도 안됩니다. 이 공룡의 이름이 바뀐 브라키오사우루스 알티토락스의 키는 약 15 미터로 사우로포세이돈보다 약 3 미터정도가 모자라는 2위의 자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인다면, 비록 김항묵 교수가 그런 오류를 범하긴 했지만, 공룡 연구의 불모지였던 우리 나라에 그나마 불씨를 지피는데 일조를 했다는 데에 긍정적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